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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리 골절 숨기고 판정승…김동현 "KO승만큼 의미 크다"

 


'마에스트로' 김동현은 효율적인 경기를 추구한다. 많이 맞거나 다치지 않고, 이른 시간 내에 경기를 끝내길 원한다고 솔직히 말한다. 화끈한 경기도 좋지만 손쉽게 이기는 게 우선이다. 다미엔 브라운과의 경기 직전에도 그는 가볍게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.

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에 김동현은 힘든 경기를 펼쳤다. 1라운드에 브라운의 로킥을 허용해 왼쪽 다리의 종아리뼈가 골절됐다. 큰 부상이었지만 당시 그는 골절된 줄도 몰랐다. 그냥 부상을 입어 정상이 아니라는 것 정도만 느꼈다.

결국 김동현은 준비한 작전을 수행할 수 없었다. 상대를 끌어들여 카운터펀치를 노리는 전략은 뒤로 둔 채, 스탠스를 바꾸고 단타 위주의 타격을 구사했다. 골절된 다리로도 킥을 시도했다. 경기 중 다치지 않은 티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.

결국 김동현은 2:1 판정승을 거뒀다. 이전 경기에서 고미 타카노리를 이겼을 때와 비교되는 결과다. 그러나 본인은 다친 것을 감추고 끝까지 싸워 이긴 것에 큰 의미를 둔다. 어려운 상황에서 그의 임기응변은 빛을 발했다(이하 일문일답).

- 승리 축하한다. 소감 한 마디 부탁한다.
"3연승을 거둬 정말 기분이 좋다. 피니시를 했으면 좋겠지만, 이렇게 이긴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것 같다. 1라운드에 다리가 골절됐음에도 그것을 숨긴 채 3라운드까지 버텨 이겼다는 것에 뿌듯하다. 피니시는 다음에 노리도록 하겠다."

- 로킥에 당황하는 듯 했다. 맞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?
"처음 맞았을 땐 놀랐고, 두 번째 맞았을 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. 다리가 삐걱거리는 듯 했고 힘이 잘 실리지도 않았다. 부러진 것은 경기 후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야 알았다."

- 부상 때문에 전략을 바꾼 것인가?
"전략을 바꿨다기보다 실행하지 못했다. 원래는 원거리 공략으로 상대를 끌어들인 뒤 카운터를 노리려 했다. 그러나 브라운이 신중했다. 주먹을 잘 뻗지 않았다. 자기 거리에서 확실할 때만 공격했다. 나로선 더 깊게 들어가야 하는데 부상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. 스탠스를 바꾸고 원거리에서 단타 위주로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.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한 쉽게 풀어나가려 했다."

- 다친 다리로 킥을 시도했는데.
"부러진 적이 처음이라 어떤 느낌인지 잘 몰랐다. 알았다면 킥을 아꼈을 것 같다. 물론 그렇다 해도 끝까지 싸우는 것은 변함없었을 것이다."

- 3라운드에 좀 불안해 보였다.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?
"적극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웠던 터라 상대가 과감히 들어오기만 바랐다. 한 편으로는 다친 다리를 또 맞을까봐 불안하기도 했다.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."

- 끝나고 승리를 확신했는가?
"경기에선 우세했다고 생각했으나, 감독님께서 원정인 만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세리모니를 하라고 하셨다. 아픔을 참고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. 1:1 상황에서 조금 우려됐지만 내 이름이 불려 다행이다."

- 경기 전 손쉽게 이기고 싶다고 했는데, 오히려 이전보다 힘들게 이겼다.
"2:1 판정이지만 결국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. 앞에서도 말했지만 부상을 이겨내고, 임기응변으로 끝까지 싸웠다는 게 대단하고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. 찢어지거나 부러져도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다."

- 올해 경기를 많이 뛸 계획을 세웠는데, 차질이 불가피하다.
"부상은 언제 생길지 알 수 없다. 이렇게 된 이상 경기의 욕심을 내려놓고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. 완벽하게 나아야 제대로 싸울 수 있으니까. 어설프게 나은 상태에서 출전했다가는 고질적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. 여유를 갖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겠다."